600년
서양미술의 거장들,
빛으로 이어진 시간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

샌디에이고 미술관 개관 100주년 기념 전시

엘 그레코, 페테르 파울 루벤스, 윌리엄 부게로, 호아킨 소로야,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시대를 넘어 예술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거장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이다. 이번 특별전은 미국 샌디에이고 미술관의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전시다.
유화 63점과 조각 2점 총 65점의 걸작이 서울을 찾았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명화를 실제로 마주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시간의 경계를 건너온 예술의 향연이다. 작품 가액만 약 2조 원에 달하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전시’라 불릴 만한 규모다. 특히 샌디에이고 미술관이 단 한 번도 해외로 반출하지 않았던 28점이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곳에서는 르네상스의 고요한 빛부터 바로크의 강렬한 명암, 로코코의 섬세한 화려함까지 서양미술의 흐름이 한눈에 펼쳐진다. 베르나르디노 루이니, 파올로 베로네세, 자코포 틴토레토, 엘 그레코, 페테르 파울 루벤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프란시스코 데 고야,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툴루즈 로트렉, 아메데오 모딜리아니까지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거장들의 숨결이 전시장 곳곳에 깃들어 있다.

‘신의 빛’에서 ‘인간의 빛’으로, 예술이 이어온 대화

전시장에 들어서면 1520년경에 그려진 베르나르디노 루이니의 <막달라 마리아의 회심>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하게 치장하고 향유병을 손에 움켜쥔 막달라 마리아가 세속의 삶을 버리고 신의 길을 택하는 순간을 묘사한 작품이다. 그 절묘한 경계가 부드러운 빛의 안개 속에 머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였던 루이니는 그의 ‘스푸마토(형태의 윤곽을 부드럽게 없애는 기법)’를 완벽하게 계승했다. 이 작품은 오랫동안 다빈치 작품으로 알려졌다가 최근에야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그 여운은 여전히 그림 속에서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는다.
전시장 한가운데에는 스페인의 인상주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의 작품이 놓여 있다.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그의 작품에 반사되며, 시대와 현실을 넘어선 ‘빛의 언어’로 관객과 대화한다. 그 앞에 서면 누구나 잠시 멈추게 된다. 그것이 인상주의가 말하는 ‘순간의 진실’, 예술이 포착한 찰나의 영원이다.
이외에도 클로드 모네의 <샤이의 건초더미들>과 프란시스코 고야의 <라 로카 공작 비센테 마리아 데 베라 데 아라곤의 초상>,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의 <들판의 양치기 소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푸른 눈의 소년> 등 익숙하지만 새로운 명화들이 관객을 또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
이 전시는 단순히 명화를 감상하는 자리가 아니다. 예술이 시대를 건너 서로를 비추어 온 빛의 여정이자 시간의 대화다. ‘신의 빛’에서 ‘인간으로 빛’으로, 거장들의 시선은 서로에게 닿고, 그들의 빛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마음속에서도 조용히 반짝인다.

호아킨 소로야, <라 그랑하의 마리아>, 1907년, 캔버스에 유채 ⓒThe San Diego Museum of Art
베르나르디노 루이니, <막달라 마리아의 회심>, 1520년경, 패널에 유채, 64.77×82.55㎝ ⓒThe San Diego Museum of Art
  • 장소 세종문화회관
  • 기간 11월 5일~2026년 2월 22일
  • 관람 10:00~19:00(18시 입장 마감)
  • 이용료 성인 23,000원
  • 문의 02-399-1000

빛을 모은 수집가,
빛을 품은 작품들

《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오귀스트 르누아르,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 1892년, 캔버스에 유화, 111.8×86.4㎝,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국내 최초 공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빛’을 주제로 한 특별한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귀한 자리다. 이번 전시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로버트 리먼 컬렉션’ 의 회화와 드로잉 65점에 유럽회화·근현대미술·미국 미술·판화 부서의 엄선된 작품 16점을 더해 총 81점으로 구성됐다.
한 수집가의 시선으로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이어지는 예술의 변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오귀스트 르누아르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 빈센트 반 고흐 <꽃 피는 과수원> 등 빛과 색채를 향한 화가들의 열정이 담긴 명작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5부로 이어지며, 인상주의가 어떻게 미술사의 흐름을 바꾸며 모더니즘의 문을 열었는지를 차분하게 풀어낸다. 화가들이 전통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법으로 일상의 몸짓과 풍경을 포착한 순간들, 그리고 사회 변화가 예술에 남긴 흔적을 ‘몸, 초상과 개성, 자연, 도시와 전원, 물결’의 다섯 개의 주제는 관람객의 시선을 점차 넓혀주며, 예술가의 세계 안으로 깊숙이 안내한다.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 연출로 만나는 또 다른 세계

이번 전시는 ‘빛’을 중심으로 인상주의의 변화와 로버트 리먼의 수집 세계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시다. 공간 구성과 영상 연출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 속에서 흘러나온 빛이 전시장을 유영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시장은 ‘집 안에서 밖으로’라는 여정으로 구성된다. 인물화가 중심이 되는 1·2부는 방과 창문이 있는 실내 공간처럼 연출되어 화가가 바라본 내면의 세계를 보여준다. 3부로 넘어가면 창문을 열고 나서듯 시야가 풍경으로 확장된다. 르누아르의 대표작이 창밖 풍경처럼 놓여 있고, 그 앞을 지나면 자연스럽게 화가가 바라보던 ‘빛이 열어내는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인물에서 풍경으로 넘어가는 경계에는 빛과 영상이 어우러진 설치 공간이 마련돼 있다. 화가들이 야외에서 마주한 변화무쌍한 자연과 ‘순간의 인상’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이어지는 5부 ‘거울처럼 비치는, 물결 속에서’ 는 곡선으로 이어지는 벽면과 반사 조명이 물결의 흔들림을 구현하며, 빛이 물 위에서 부서지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공감에 담았다. 마지막 영상 공간에서는 인상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물에 비친 빛과 색채의 탐구’가 잔잔한 파동처럼 관람객을 감싸며 전시 여정을 마무리한다.

살바도르 달리, <레이스를 뜨는 여인(페르메이르 작품을 모사)>, 1955년, 캔버스에 유화, 23.5×19.7㎝,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알베르 마르케, <햇빛을 받는 알제리의 부지 항구>, 1925년, 캔버스에 유화, 64.7×80.0㎝,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카미유 피사로,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르 대로>, 1897년, 캔버스에 유화, 64.8×81.3㎝, 어니스트 G. 비터를 기리기 위해 캐트린 S. 비터 기증, 1960년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 기간 11월 14일~2026년 3월 15일
  • 관람 월, 화, 목, 금, 일 10:00~18:00
    (17시 20분 입장 마감)
    수, 토 10:00~21:00(20시 20분 입장 마감)
  • 이용료 성인 19,000원
  • 문의 1644-7169

PDF D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