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한전 가족 여러분,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천릿길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적토마의 기운을 받아, 여러분 모두 크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해 우리는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들을 만들어냈습니다. 9분기 연속흑자, 9년 만의 경영평가 A등급은 재무정상화와 기업체질 혁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온 노력의 결실입니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내고, 사우디 초대형 풍력사업과 UAE BESS사업을 수주한 것도 회사의 중장기 성장기반을 다진 큰 성과였습니다. 대통령의 UAE·튀르키예 순방에도 동행하며 원전과 AI를 아우르는 에너지신사업의 협력기반을 넓혔고, 베트남에서는 K-전력기술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였습니다.

특히, 2만 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최근에 5만 원 수준까지 크게 오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의 가치와 가능성을 인정하고, 한전의 미래를 향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었다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과 위기극복에 뜻을 모아준 최철호 위원장님을 비롯한 전력노조의 노고와 협조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냉철하게 되돌아볼 부분도 있습니다. 에너지산업과 AI가 결합되는 시대적 큰 흐름 속에서 우리의 발걸음은 아직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IDPP), 변전소 예방진단시스템(SEDA) 등 27개의 혁신적 신사업 모델들을 실제 매출로 이끌어내지 못했고, 요금현실화 논의가 지체된 점도 아쉽습니다. 국민신뢰의 핵심지표인 청렴도 종합평가가 2년 연속 3등급에 그친 것도 크게 실망스럽습니다. 무엇보다 누적적자 39조 원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우리는 여전히 비상한 경각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올해 2026년에는 기후위기 대응, AI패권경쟁, 전력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에너지시장이 폭발적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분산에너지 특구 출범, 직접구매 고객 증가 등 전력생태계 재편이 빨라지고 있어 더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한전 가족 여러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2만 3천여 임직원의 지혜와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진정한 소통’에서 나옵니다. 제가 강조하는 소통은 일상적 안부를 주고받는 개인간 교류가 아닙니다. 본사와 사업소, 부서장과 팀원, 그리고 노와 사가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회사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혁신의 출발점’입니다.

이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올 한 해 우리가 집중해야 할 다섯 가지 핵심과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전력 인프라의 적기 확충과 고도화입니다.
첨단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는 고품질의 안정적 전력공급입니다. 이를 위해선, 전력망 건설과 관련한 제도와 공정을 혁신해 에너지 고속도로를 신속히 구축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전력망 적기건설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와 협력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도록, 더욱 진정성 있게 소통해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계통접속 인프라 확대도 중요합니다. 재생에너지 대기물량을 신속히 해소하고,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일치시키는 ‘지산지소(地産地消)’ 기반의 계획입지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 함께, 공공주도 해상풍력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전환부문의 탄소중립을 선도해 나갑시다.

둘째, AI를 활용한 경영시스템 혁신과 고객감동 경영의 실천입니다.
AI시대에는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발전·송배전·판매 전 분야에 AI 신기술을 고도화하여 설비와 망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전력데이터를 여러 공공 데이터와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와 AI가 융합되는 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합시다.

국민편익도 계속 늘려가야 하겠습니다.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들이 에너지복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촘촘하게 지원해 나갑시다. 대국민 전력서비스를 전면 혁신해 전 국민에게 에너지 절약과 전기요금 할인 등의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계약제도와 공급약관은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하여 ‘진정한 100% 서비스 기업’의 면모를 보여주십시오.

셋째, 안전과 상생으로 에너지생태계의 혁신성장을 이끌어내는 일입니다.
지난해 중대재해가 한 건도 없었던 것은, 노사가 함께 안전문화를 정착시켜온 덕분입니다. 올해는 현장 중심의 근원적 예방책을 더욱 확실하게 수립함은 물론, 협력사들도 자율안전경영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늘려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안전경영 최우선 경영체계’를 전력산업 전체로 확산하고, 대한민국 안전경영 대표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우여곡절을 거쳐 정부의 지원 속에 출범 예정인 ‘한전기술지주회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겠습니다. 핵심기술을 이전하고 초기자금을 투자하여 혁신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에너지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적극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분야에서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향후 민간기업의 역량이 커지면 해외로 동반진출함으로써 국익창출에 적극 노력해 나갑시다.

넷째, 기술 기반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일입니다.
차세대 전력망, DC배전, HVDC 등 우리의 본원사업과 연계한 에너지 신기술을 사업화해 신규 수익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전기요금 의존도를 완화하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수익기반을 갖춰 나가도록 합시다.

해외사업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원전 및 재생에너지, 전력망, ESS 분야에서 신규사업 수주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발전부터 소비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솔루션 기술들과 혁신상을 받은 5개의 핵심기술을 CES 2026 전시를 통해 해외 시장에 적극 알리고,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갑시다.

다섯째, 흑자 기조 안착과 재무건전성 강화입니다.
최근 재무여건이 일부 개선되었지만, 막대한 누적적자와 매년 10조 원 이상의 전력망 투자 등으로 인해 연간 부족자금만 20조 원에 달합니다. 올해도 혼신을 다해 고강도 자구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전력시장제도 개선과제를 지속 발굴해 구입전력비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영업·송배전·ICT 등 사업 전반의 효율을 극대화하여 추가적인 비용절감과 수익창출을 실현해 나갑시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한전이 ‘세계 최고 전기품질’을 유지하고 에너지산업의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국민과 정부에 진심을 다해 끈기있게 설명드려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요금제도 또한 화석연료 시대에서 재생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에 걸맞게 혁신적으로 개편하여 지속가능한 경영기반을 확고히 구축해 나갑시다.

한전 가족 여러분, “소통이 신뢰를 만들고, 신뢰가 성과를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활발히 소통해 회사 안에 숨어있는 불신과 오해를 깨끗이 걷어냅시다. 소통이 깊어질수록 ‘주인의식’이 커지고, 국민을 향한 겸손과 친절로 이어져,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또한, 사실과 다른 오해가 있을 때에는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게 대응해 회사의 품격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청렴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는 최선의 방책입니다. 우리가 먼저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당당해져야 국민과 정부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금년 1월 중 청렴도 향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여 신속히 추진하겠습니다.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지 않으면 한전의 미래도 없다”는 비상한 각오로, 우리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줍시다.

한전의 혁신과 위기극복을 위해, 저는 올해도 여러분과 더 자주 만나겠습니다. 취임 이후 줄곧 지켜온 약속처럼, 핵심 현안은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알리겠습니다. 국회·정부·국민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자율책임경영 체계’를 확립하는 일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 모든 혁신의 과정에서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또한, 성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실패했더라도 고민하고 노력했던 과정까지 정당하게 평가함으로써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도전과 창의 중심의 조직문화’를 확고히 다져가도록 하겠습니다.

회사의 주인인 임직원 여러분, 올해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를 신뢰하고 소통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분명히 돌파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기업 한전’으로 우뚝 서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6. 1. 2.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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