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HT
연결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빛의 대교’
무안 ――― 신안
154kV 송전선로
글 장은경
사진 이동진
파란 하늘과 맞닿을수록 도로의 완만하던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천사대교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날개를 펴고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모양새다.
신안의 섬 여행을 시작하는 관문, 천사대교는 주변 바다와 어우러진 절경으로 다리 자체가 신안의 랜드마크로 손꼽힌다.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의 총 길이는 10.8㎞. 9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를 환상망으로 연결하며 섬 생활에 그야말로 비약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천사대교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연결’의 풍경이 펼쳐진다.
해안선 근처 산 위에 우뚝 선 송전철탑과 바다 위에 서 있는 해월철탑들을 연결하는 송전선로, 바로 무안~신안 154kV 송전선로이다. 천사대교가 물리적으로 섬과 섬을 연결한다면 이 송전선로는 에너지로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연결하는 빛의 다리이다.
- 섬과 섬을 연결하는 또 다른 다리, 무안~신안 154kV 송전선로
- 무안~신안 154kV 송전선로는 올해 5월 30일 준공됐다. 이는 대부분 도서지역을 경유하는 선로로, 섬과 섬을 총 22번 횡단해야 할 정도로 송전선로 중 가장 규모가 큰 건설사업이며 국내에서 가장 긴 2㎞ 구간과 최고 높이인 263m 높이 철탑 2기를 포함하고 있다. 무안~신안 154kV 송전선로는 전남 서해안지역의 전력계통망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설비이다. 그간 신안지역은 해남~신안 간 단일계통망으로 운영되어 설비고장이 났을 때 광역 정전 등의 위험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번에 무안~신안 송전선로가 건설됨에 따라 환상망 전력망이 완성되어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게 됐다. 특히 전남 무안지역과 신안지역을 연결하는 송전망이 가동됨으로써 전력 수요지로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되어 전남지역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완화되고 약 190MW의 재생에너지 접속 대기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국내 최장 경간, 최고 높이 송전선로를 시공하기까지의 도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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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건설지사 송전부 김정욱 차장은 이번에 송전선로를 준공하기까지의 어려웠던 과정을 담담하게 설명한다. 특히 국내 최장 경간, 최고 높이 철탑을 시공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누구도 해보지 않은 도전이었다.
특히 국내 최장 경간 송전선로 시공은 고난도의 시공기술을 필요로 했고, 작업 위험성도 높았다. 이를 위해 263m 높이의 철탑조립용 특수크레인을 개발해 조립가능 높이를 150m에서 270m로 향상시켰다. 또 긴 송전선로 구간을 버틸 수 있도록 경량 특수전선을 개발해 적용하여 시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 밖에도 기존의 작업공법을 많은 부분 개선해가며 건설을 진행하다 보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지만 광주전남건설지사 송전부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이들은 사내외 송전전문가 기술태스크포스를 꾸려 운영하고, 본사와 전력연구원의 기술 협업, 송전 기자재 제작사 등과의 기술 교류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며 어려운 기술적 난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갔다.
법적 규제 역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무안국제공항 주변 고도제한으로 적정 철탑높이 확보가 불가능했다. 이에 한전은 탄소섬유 소재의 경량 전선을 적용해 철탑높이를 최소화했다.
또 습지보전구역으로 선박 접근 제약에 가로막히자 부선을 활용한 친환경 선착장을 통해 법적 규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작업 환경도 난관이었다. 섬 지역이다 보니 자재와 인력, 장비 등을 선박으로 운반해야 해서 직업 준비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또한 조수간만, 강풍 등으로 육지에 비해 작업 효율이 40% 밖에 안 될 정도로 공정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돌아보니 참 어려움이 많았네요. 이를 극복하고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공종별 장비와 작업인력을 더 많이 투입해야 했죠. 섬 지역 작업 여건을 고려해 감리사와 시공사에 더 많은 대가를 지급하며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작업안전에 대한 투자도 치밀하게 했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결국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적기에 송전망 구축을 완료하고 가압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의 일들을 회고하는 김 차장의 목소리에 뿌듯함이 묻어난다. 어려운 과정이었던 만큼 일궈낸 성과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듯하다.
결코 녹록지 않았던 건설 과정을 극복해 낸 이들의 노하우는 도서지역과 같이 특수 지역에 설치되는 장경 간 송전선로 설계와 시공기술 역량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주민 수용성 높이기 위한 환경친화형 송전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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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의 들판을 지나다 보면 특이한 구조물을 발견한다. 어떤 것은 배의 돛 같기도 하고, 어떤 것은 나무 같기도 하다. 구조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154kV 송전철탑. 신안 앞바다에서부터 이어진 송전선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처럼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디자인의 환경친화형 철탑들을 만날 수 있다.
“독특한 모양의 환경친화형 철탑들은 세일형, 트리형 디자인 등으로 전력설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여 주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한전의 노력의 산물입니다”라고 현장에서 만난 신창섭 대리는 설명한다.
최근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연계가 가속화되고 있고, 첨단 전략산업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력망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전이 전국에서 추진해야 하는 전력설비건설사업은 무안~신안송전선로처럼 다양한 지형적 제약 가운데 혹은 수많은 지역사회의 반발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한전은 신기술·신공법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지역사회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안을 떠나기 전 천사대교의 끝자락, 천사대교전망대에 들렀다.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는 신안의 상징, 1004조형물의 동그라미 속에 천사대교와 무안~신안 송전선로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찬다. 천사대교의 연결이 섬 생활에 비약적 변화를 가져왔듯, 무안~신안 154kV 송전선로를 통해 이 지역의 풍부한 햇빛에너지, 바람에너지가 남김없이 연결되고, 풍요로운 삶을 창출하는 동력으로 순환되길 기대한다. 나아가 전국의 전력망이 순조롭게 연결되어 국가의 성장 동력이 힘차게 박동하기를 함께 기대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