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 셰프>
    감독
    존 파브로
  • 개봉일
    2015년 1월 8일
  • 상영시간
    114분
  • 도전을 멈춘 순간 찾아온 위기

    5년째 같은 메뉴지만 최고의 매출을 자랑하는 레스토랑. 마침 까다롭고 영향력 있는 요리 비평가 램지 미첼이 방문한다고 하자, 칼 캐스퍼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려 한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의 사장은 생각이 다르다. 그는 잘 팔리는 메뉴 그대로 내놓는 게 낫다며 ‘예술가’ 행세하려 하지 말라고 칼의 의견을 묵살한다. 요리 매거진들은 여전히 칼의 요리를 찬양하고, 레스토랑은 성업 중인 안정된 상황. 언뜻 보면 사장의 ‘경영적인 선택’을 따르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요리사로서의 자부심과 최고를 추구하는 칼에게도 그 선택이 최선일까. 영화 <아메리칸 셰프> 바로 이 문제적 상황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장의 선택을 따른 칼은 길거리에서 음악에 맞춰 조종하는 대로 춤을 추는 해골 모양의 꼭두각시를 마치 자신의 모습이라도 되는 양 멍하니 바라본다. 하지만 꼭두각시 같은 자신의 선택은 칼의 명성에 치명타로 되돌아온다. ‘자신감 없는 할머니처럼 변했다’라는 램지의 신랄한 비판에 자존심이 상한 칼은 개인 메시지인 줄 알고 욕설이 담긴 트윗을 날렸다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리게 된다.
    요리만 할 줄 알지 X(옛 트위터) 같은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던 칼은 감정에 휩싸여 공개적으로 재결투를 신청하지만 이를 용납하지 않는 사장 때문에 대결이 두려워 도망친 겁쟁이 취급을 받는다. 직장도 명예도 한순간에 다 잃게 된 것. 결국 칼의 위기는 자신이 왜 요리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잊어버린 채 그저 바쁘게 살아온 관성적인 삶에서 비롯된 것이다. 잘 팔리는 요리를 만들고 돈을 많이 버는 건 사장의 목표일 뿐, 칼의 목표가 아니다. 그렇다면 애초 생각이 다른 사장을 벗어나 자기가 하고픈 요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도전을 해야만 했다. 그 앞에서 머뭇거린 대가는 결국 모든 걸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 도전에 대한 초심이 열어준 새로운 세계

    하지만 길이 끝나는 데서 다시 길이 시작된다고 했던가. 칼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 이혼한 전처의 제안으로 아들과 함께 떠난 가족 여행에서 푸드트럭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 낡은 푸드트럭을 아들과 함께 하나하나 손보고 마침 레스토랑 동료였던 마틴이 합류하면서 완벽한 3인조 팀워크가 완성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걸 잃었다 생각했던 그 순간, 칼은 누구의 간섭 없이 자신이 하고픈 요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행복을 되찾게 된다. ‘빈속으로 절대 보지 말 것.’ 포스터의 문구처럼 <아메리칸 셰프>는 식욕을 자극하는 요리들이 먼저 시선을 잡아끄는 영화지만 그 요리의 맛을 넘어서 인생의 맛이 느껴지는 영화다. 영화는 질문한다. 과연 당신은 애초 그 일을 시작할 때 가졌던 초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가. 푸드트럭 설비를 도와준 인부들에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줄 때, 무료로 주는 것이니 조금 탄 샌드위치도 괜찮다고 말하는 아들에게 칼은 자신이 왜 요리를 사랑하는가에 대해 말해 준다. “요리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고 나도 거기서 힘을 얻어.”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요리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것. 그것이 바로 칼의 초심이었다. 칼은 그간 소원했던 아들과 함께 여행하고 만들고 싶은 요리를 만들며 그 요리로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 레스토랑이 아닌 푸드트럭을 선택하고 도전함으로써 얻게 된 행복이다. 게다가 아들이 찍은 사진과 영상이 X를 통해 퍼져나가고 이로써 푸드트럭이 성공하는 과정을 통해 칼은 변화하는 세상에도 적응해 간다. 디지털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과 소통하는 데 영 서툴렀던 캐스퍼는 그렇게 아들을 통해 세상과 다시 연결된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위기의 원인을 찾아내고 새로운 도전에 열정적으로 뛰어들 때 비로소 그 길은 열린다.

문화 한 스푼!

  • 도서

    • <인생수업>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그리고 배우라. 다양한 삶을 통해 배우는 인생.
    • <도전>
      저자
      크리스 보닝턴
      인간의 역사는 성공의 역사가 아니라 도전의 역사다!
  • 영화

    • <록키>
      감독
      존 길버트 아빌드센
      개봉한 지 50년이 되어가지만, OST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명작.
    • <슬럼독 밀리어네어>
      감독
      대니 보일
      도전하는 자에게는 알게 모르게 운들이 따르고 있다. 그렇기에 우린 도전해야 한다.
  • 음악

    • <돌멩이>
      아티스트
      마시따 밴드
      구르며 흙이 될지언정, 새처럼 날고 싶다는 집념으로 굴러가겠다는 돌멩이의 말이 인상 깊다.
    • <Star Walkin>
      아티스트
      Lil Nas X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명언을 남긴 프로게이머의 우승 도전기를 담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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