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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이벤트가 떴다
MZ 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을지로입구역 앞. 대한민국 빛의 역사를 가진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가 위치한다. 서울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은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다. 서울본부의 경영지원부와 배전운영부가 첫 게릴라 이벤트의 주인공들이다. 설 연휴를 앞둔 시즌이라 모두 바쁠 텐데도 첫 게릴라 이벤트라고 하니 다들 시간을 내어 준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첫 번째 게임은 ‘몸으로 말해요’ 게임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접한 적이 있기에 직원들도 쉽게 게임 방법을 이해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직원들은 하나둘씩 강당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저는 뒤통수가 예쁘니까 참고해 주세요.” 총무팀 박경진 대리는 사진 촬영이 부담스러운지 강당으로 들어서며 능청스럽게 한마디했다.
배전운영부의 네 사람은 모두 조용하게 입장해 게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바쁘실 텐데 어떻게 이벤트 참여하게 되셨냐고 물으니 “사다리 타기로 정했습니다.” 건조한 송영준 대리의 대답이 돌아왔다. 소중한 업무 시간을 빌려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으니 후회 없도록 재밌게 즐겨야만 한다. -
두 팀의 숨 막히는 신경전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각 부서는 문제 주제를 뽑고, 서로가 뽑은 주제에 대해 문제를 출제한다. 총 20문제 중 같은 시간 내에 더 많은 정답을 맞힌 팀이 승리! 각 팀은 서로 의견을 모아 주제를 뽑았다. 경영지원부는 ‘동물’을, 배전운영부는 ‘운동’을 뽑았다. 문제 출제 시간이 주어지자 모두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시작했다. 시끌벅적한 경영지원부의 상황을 먼저 엿보았다. “진짜 이런 걸 해도 돼?” 최수진 주임이 문제의 난이도를 보고 의문을 가졌다. “이왕 하는 거 이겨야지. 골프는 너무 쉬워서 안 돼.” 이규현 대리가 단호하게 말하며 ‘자이로토닉’을 스케치북에 썼다. 자이로토닉이라니. 생전 처음 보는 단어에 스마트폰으로 검색했더니 배우 송혜교 운동으로 소문난 운동이란다. 무자비한 문제 난이도에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 배전운영부가 조금 안쓰럽게 보였다. 배전운영부의 상황은 어떨까. 가자마자 보인 글자는 ‘꿩’. 조용하게 문제를 출제하고 있어서 어떤 문제를 내고 있나 궁금했는데 소리 없이 승부욕에 불타오르고 있는 듯했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조성천 대리가 “이건 너무 양심 없나요?”라며 눈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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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만 봐도 알 수가 있어
게임은 배전운영부부터 시작했다. 첫 번째 문제는 ‘SNPE’. 송영준 대리는 황당한 듯 급히 “패스”를 외쳤다. 첫 문제부터 난관이라니. 두 팀의 승부 결과가 더욱 궁금해졌다. 윤형모 대리는 자신의 차례에 ‘발레’ 가 나오자 적잖이 당황한 듯 보였다. 발끝을 세우고 두 팔로 원을 그려 빙글빙글 도는 모습에 모두 웃음보가 터졌다. 조성천 대리는 초면인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미어캣으로 빙의해 고개를 번쩍 들어 스케치북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홍민기 대리는 크로스핏 설명을 하며 손으로 십자가를 그렸는데 설명이 너무 직관적이어서 오히려 팀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다음은 경영지원부 차례. 박경진 대리의 얼룩말 설명부터 경영지원부의 게임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흰수염 고래’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규현 대리는 손으로 턱을 열심히 쓸어내리면서 설명했는데 영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 최수진 주임에게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냉큼 정답을 맞혔다. 박서영 대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개미핥기를 설명할 때는 배전운영부에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결과는 한 문제 차이로 경영지원부의 승리! 처음 모였을 때의 그 어색함은 어디로 갔는지 모두 진심으로 결과에 기뻐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잠깐이었지만 같은 부서의 팀원들이 함께 모여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소중한 경험처럼 느껴졌다. 이번 게릴라 이벤트를 계기로 더욱 돈독해졌을 서울본부 직원들. 이들의 멋진 팀워크로 언제나 즐거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게릴라 이벤트
솔직후기-
- 경영지원부
-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분이 좋고요. 바쁜 시기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던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이제 얼른 일하러 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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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전운영부
- 간발의 차이로 져서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얻은 상품으로 참여한 직원들과 같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바쁜 일상 속 힐링 타임을 가질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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