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whaEagles
명확한 비전. 우리는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
핵심 역량 육성. 비전 달성을 위해 핵심적으로 키울 역량은 무엇인가?
안정감. 내가 있는 환경은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가?
한화이글스의 성장엔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작동했다.
- 경이로운 성장을 보여준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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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건, 올해 보여준 한화이글스의 달라진 ‘팀 퍼포먼스’다. 이건 프로스포츠 팀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교훈으로 삼을 만한다. 세상 모든 리더의 궁금증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할까?’ 이 질문의 답을 올해 한화이글스가 보여줬다. 승률 0.593(10번 싸우면 대충 여섯 번은 이겼다), 팀 타율 0.267(10개 팀 중 3위), 팀 평균자책 3.54(10개 팀 중 1위). 기록만 놓고 보면 작년과 너무 차이가 난다. 아니, 팀이 1년 만에 이렇게 바뀐다고?
무엇이 결정적이었을까? 감독? 중요하다. 야구에서의 감독 비중은 다른 스포츠보다 더 크다. 야구 감독을 ‘헤드 코치’가 아닌 ‘매니저’라 부르는 이유다. 김경문이란 명장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류현진 선수의 재영입? 맞다. 경험 많은 선수는 팀 문화를 바꾼다. 류현진 덕에 투수 문화가 크게 바뀌었다. 코디 폰세나 라이언 와이스 같은 외인 투수? 결정적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폰세와 와이스는 올 시즌 팀 83승 중 33승을 챙겼다(39.8%). 하지만 이들 개별 요소보다 중요한 건, 이들이 ‘원 팀’으로 기능하도록 어떻게 상호작용했는가다. 개인적으로 크게 세 가지가 주효했다고 본다.
- 첫째, 핵심 분야에 집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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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산업에는 집중해야 할 ‘핵심 분야’가 있다. 야구에서 그것은 단연 ‘투수’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처럼, 단기적으로 성공하려면 타력이 주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투수력이 필요한 게 야구라는 스포츠다. 올해 한화이글스의 성장에는 이 핵심 분야인 투수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핵심은 ‘시스템’에 있다. 먼저 선발 시스템이다. 폰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로 이어지는 4선발 시스템을 공고하게 갖춰놓고, 5선발은 여러 선수를 돌아가며 썼다. 5선발까지 완벽했다면 좋았겠지만, 사실 그런 팀은 거의 없다.
둘째, 불펜 시스템 구축이다. 필승조와 추격조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중요한 건, 이들 선수가 무리하지 않게 시스템을 운영했다는 점이다. 3연투 절대 금지. 2일 던졌으면 휴식을 준다.
셋째, 마무리 투수다. 선발에서 중간계투 등 보직을 여기저기 옮기면서 헤매던 김서현 선수를 마무리 보직으로 고정시켜 팀과 개인에게 안정감을 줬다. 이렇게 구축된 선발-중간-마무리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 안에서의 긍정적 문화가 작동하도록 힘썼다. 주인공은 두 명, 양상문 투수 코치와 류현진 선수였다. 양상문 코치는 투수들이 투구 후 두 가지를 해줬다. “잘했어!”, “훌륭했어!”라는 격려와 “어디에 초점을 맞춰 던졌니?”, “뭐가 힘들었어?”라는 질문. 조직 구성원 피드백을 상시적으로 한 게다. 류현진은 자신의 투구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더 중요하게는 선발 투수가 시합 전 몸을 풀 때 모든 선발진이 뒤에 서서 투구를 지켜보는 ‘문화’를 만들었다. 선발 투수가 홀로 준비할 때 생기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덜어주려고.
- 둘째, 심리적으로 안전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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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문제는 실수에 대한 반응이다. 서로의 업무에 대해 비난과 힐난이 난무하고, 뭐 하나 잘못되면 독설이 빗발치는 문화.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성장할 수 있을까? 조직 기강 잡는 데 필요하니 엄격한 문화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그런 분위기에서 개인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니까.
야구 경기를 보자. 시합 중 투수 멘탈을 무너뜨리는 실수는 자주 나온다. 쉽게 잡을 수 있는 공을 놓치거나, 어이 없게 송구를 하는 실수.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노아웃 1, 2루 상황에서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더니 이상하게 대는 바람에 병살을 당한다. 졸지에 투아웃 주자가 1루로 바뀌며 팀 분위기는 급속 냉동. 감독이나 팀 구성원들은 당장 면전에다가 “너 그따위로 할 거면 당장 야구 그만둬!”부터 “네가 그러고도 프로냐!” 등등의 비난을 퍼붓고 싶을 것이다. 당연하다. 선수를 정신 차리게 하려면 이런 언어적 매질이 필요치 않겠는가?하지만 이번 시즌 한화이글스는 달랐다. 그들은 “실수해도 괜찮다”라는 문화를 구축했다.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핵심은 명료하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실수를 인정하고 실패를 예방하자. 그래서 실수해도 비난하기보다 다른 팀원들이 한 발 더 뛰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팀원들은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많은 것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실수해도, 어려움을 토로해도, 팀 구성원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거나 비난하지 않을 거야.’ 이런 믿음이 형성되면 구성원들 각자의 마음속엔 안정감과 자신감이 자리한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 더그아웃(Dugout)에 항상 웃음꽃이 만개한 건 다 이유가 있었다.
- 셋째, 팀 리더십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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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직까지 설왕설래가 있으나, 나는 ‘야구는 감독이 한다’라고 믿는 쪽이다.
즉, 적재적소에 어떤 선수를 기용하고, 1회부터 9회까지의 긴 레이스 중 어디가 승부처인지를 판단하며, 팀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일치시키는 일은 감독만이 할 수 있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의 급성장에는 이처럼 감독을 중심으로 작동한 리더십이 주요했다. 즉, 선수들이 팀의 비전에 공감하며 각자의 목표를 그곳으로 맞추게끔 김경문 감독이 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비전은 무엇이었나? 표면적으로는 ‘가을 야구 진출’이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기는 팀 멘탈리티 구축’이었다. 내부 관계자의 진언이다. 한화이글스의 가장 큰 문제는 지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팀 문화였다. 지는 게 당연하다는 사고방식. 팬들은 “최강한화”를 외치는데, 선수들은 ‘체념한화’를 시전한다. 점수 먼저 뺏기면 지는 것부터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그 수많은 명장이 한화이글스에 무릎 꿇은 것도, 이 습관화된 패배 멘탈리티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팀 성장을 감독 한 명에게 맡길 수 없는 모순이 내재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게 팀 리더십이다. ‘이겨본 선수’, ‘이기고 싶은 선수’, ‘이겨야만 하는 선수’들이 각자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모든 구성원이 이기는 방향으로 향하게끔 해야 한다. 류현진이나 채은성· 안치홍 선수처럼 이겨본 선수, 폰세·손아섭·노시환 같은 이기고 싶은 선수, 황영묵·이원석처럼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이기는 팀’을 만들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 하나하나에 코칭 스태프는 ‘매일 피드백’으로 보답했다. 팀 리더십은 이렇게 작동했다. 감독 한 사람이 잘한다고 될 일 아니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의 성장에는 지금껏 소홀했던 FA시장에서 ‘이겨본 선수’들을 거금 주고 잘 데려온 것이다. 너무 ‘이기고 싶은 선수’와 ‘이겨야만 하는 선수’들하고만 야구했다.
- 더 중요한 건 ‘지속가능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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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이렇게 가꾼 ‘성장의 토양’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다. 산업 분야에 있는 그 수많은 조직이 매번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듯 야구팀도 그렇다. 작년 통합우승 팀이던 KIA타이거즈가 올해 8위로 내려앉을지 누가 알았을까?
결국 야구팀뿐 아니라 모든 조직의 성장을 위해선 세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명확한 비전. 우리는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 핵심 역량 육성. 비전 달성을 위해 핵심적으로 키울 역량은 무엇인가? 안정감. 내가 있는 환경은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가? 한화이글스의 성장엔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작동했다. 단기적 성과가 아닌 장기적 성장을 추구하는 일. 모든 조직이 명심해야 할 명제다. 예외는 없다.
명확한 비전. 우리는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
핵심 역량 육성. 비전 달성을 위해 핵심적으로 키울 역량은 무엇인가?
안정감. 내가 있는 환경은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가?
한화이글스의 성장엔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작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