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C 시대의 ‘룰’을 만드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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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류 배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나 대형 부하가 DC로 직접 연결될 때 효율과 안정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35kV급 M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실증사업이 추진되어, 직류 전력망이 상용망 수준에서 운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AC망의 한계를 넘어, 분산형 전원과 고효율 부하가 조화롭게 연결되는 새로운 전력망 설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되었다.
현재 세계는 DC 전력망의 표준을 둘러싸고 경쟁하고 있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국제표준이 없다면 산업은 확장될 수 없다. 표준은 산업이 신뢰 위에서 성장하기 위한 공통 언어이자 토대다.
유럽연합(EU)은 ‘DC-ready Building’ 지침을 마련하고 있고, 미국은 데이터센터용 DC 배전 효율 기준을 논의 중이다.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는 절연·보호·배전 전반의 규격을 통합하며 글로벌 기준을 세워가고 있다.
한전은 ±35kV급 MVDC 실증단지를 구축하여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고, 효성중공업은 DC 전력기기와 보호 시스템을 개발하며 산업 기반을 확장했다. 이제 한국은 실증을 넘어, 세계 전력 표준의 논의에 직접 참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 한국, DC로 세계의 기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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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기술의 승부는 결국 표준화(Standardization)에서 결정된다. AC는 100여 년 전 서구가 주도한 표준의 유산이었다. 그러나 DC의 시대에는 한국이 선도국으로 나설 수 있다. 2024년 IEC 백서 주제로 MVDC 기술이 채택되었고, 그 제안국이 한국이다. 이는 2020년 ‘양자정보기술’ 이후 두 번째 한국 주도의 백서 채택으로, 기술력뿐 아니라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은 사례다. IEC 백서 채택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미래 표준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실질적 주도권을 의미한다.
이로써 한국은 전력기기 호환성, 보호·제어·통신 프로토콜, 안전규격 등에서 국제 기준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전은 ‘All-DC 비전’을 선언하고, Korea DC Alliance(K-DCA)를 출범시켰다. 산업계·학계·정부·연구기관 등 6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이 협의체는 실증을 넘어 산업화와 수출 생태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이 축적한 경험이 국제 논의의 흐름 속에 녹아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전기산업연구원은 국제표준회의를 통해 국내 산업계와 학계가 축적한 경험이 국제 논의의 흐름 속에 녹아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산·학·연, 그리고 그 속에 수많은 전기인들의 현장 경험이 하나로 모여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신뢰와 역량을 쌓아왔다. 이제 그 성과를 세계와 공유하고, 국제표준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미래 전력망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한국전기산업연구원은 한전을 비롯한 산업과 학계, 그리고 국제협력의 교차점에서 표준이 기술과 산업을 잇는 든든한 기반이 되도록 조용히 그 역할을 다할 것이다. 표준은 단지 규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과 기술을 하나로 엮는 합의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쌓아온 경험이 세계의 기준이 되고, 그 길 위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신뢰와 역량을 쌓아왔다.
이제 그 성과를 세계와 공유하고, 국제표준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미래 전력망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시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