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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이 뒤섞이기 시작하면서 소비의 전형성이 무너지고 있다. 수명이 증가함으로써 시간과 여유가 많아지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졌고, SNS를 통해 다른 집단의 삶과 그들의 선택을 쉽게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고객을 분류하는 데 있어서 전통적인 기준인 연령, 직업, 성별, 지역 등을 활용하는 것이 과거만큼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대신 니즈, 행동, 취향 등으로 ‘추론’하여 접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소소’하더라도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였지만, ‘확실한 행복’에 강박관념을 갖게 만드는 측면도 존재했다. 이러한 과시적 행복 추구에 대한 반발을 담은 것이 ‘아보하’라고 할 수 있다. 성장이 정체되었음에도 여전히 경쟁과 성공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오히려 무난하고 무탈한 하루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태도가 주목받는 것이다. 이는 행복보다 행운을 강조하는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행복은 애써서 성취해내야 하는 것인 반면, 행운은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다가와 감사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나 혼자 잘하는 것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플랫폼 경제가 확산되면서, 여러 기업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진화한다. 나와 상대를 구분하지 말고 함께 성장해야 하며, 비즈니스 생태계와 지역 생태계의 접목에 힘을 쏟아야 한다.
올여름을 강타한 디저트가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요아정의 특징은 베이스가 되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본인의 취향대로 마음껏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비츠로 한껏 멋을 낸 크록스와, 가방에 큼지막한 인형 키링을 달아 차별점을 두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약간 미완성인 제품을 구매하여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은 소비자 효능감을 높여준다. 고객이 상품을 재해석하고 참여할 수 있는 토핑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고객과의 관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 음식점에 가면 심심치 않게 서빙로봇을 마주할 수 있는데, 이런 로봇들은 대부분 화면에서 표정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의미 없는 기능일 텐데 왜 로봇에 굳이 표정을 넣었을까? 직관적으로 보기만 해도 어떻게 사용할지 대략 짐작해 사용하게끔 하는 것을 ‘어포던스(affordance)’라 한다. 원초적 표현 수단인 표정은 가장 직관적인 어포던스라 할 수 있다.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신기술을 고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놓쳐서 안 되는 부분이다.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서비스는 더욱이 어포던스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난 4월, 푸바오의 중국 반환 소식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내비쳤다. 동물, 아기처럼 귀엽고 순수한 것에 이끌리는 것은 ‘아기 도식(baby schema)’의 불가항력으로 인간의 본능이다. 격화된 사회적 갈등과 자극적인 정보로 피로감을 느낀 현대인들은 더욱 무해한 것들에 마음을 뺏기곤 한다. 내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으로 위로받는 것이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는 한국 음악인가? 가사는 모두 영어지만 아파트 게임이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아이템을 활용한 음악이다. 유창한 영어 발음 가운데 오직 아파트만 명백한 한국어로 소리 내는 것 또한 한국인으로서 재밌는 부분이다. 이처럼 ‘K’로 대변되는 한국적 정체성은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이며, 문화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우리의 서비스를 받는 대상 중에 외국인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주말에 성수동을 방문하면 온갖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발길을 붙잡는다. 독서율은 뚝뚝 떨어지지만 도서전은 흥행을 기록하고, 밴드의 인기가 떨어졌다지만 록 페스티벌은 사람들로 붐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신개념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사물 본연의 감각을 몸으로 느끼기를 갈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한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그 경험을 공유하며 빠르게 확산시킨다.
모두들 한 번쯤 “날씨가 점점 이상해진다”는 말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길어진 더위, 시기에 맞지 않는 폭설 등 기후는 인간이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급변하는 날씨에 불안감과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폭염과 한파, 그로 인해 급증하는 에너지 요금에 무력하게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는 기후복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하는 일이 기후복지와 연관이 있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성장이 정체된 사회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이루어질 수 있는 꿈만 꾸는 시대를 초래했다. 놀라운 성장보다는 작은 루틴을 실천하여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나에 만족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업은 직원 개개인에 대해 독려가 아닌 격려를 통해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획일적인 목표 설정이 아닌 직원 맞춤형 성장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