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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국내 기술 해저 케이블로
제주-육지 연결한다
완도-동제주 제3연계 HVDC 준공현장, 동제주변환소를 가다

제주의 푸른 바다가 지척이다. 제주의 햇살이 빚어낸 윤슬과 수평선 위에 떠있는 범선 한 척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그림 같다. 동제주변환소에서 바라본, 이리도 평화로운 바다 풍광 밑으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바닷길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지난해 12월 완도에서 동제주를 잇는 HVDC 건설사업 준공식이 이곳 동제주변환소에서 개최됐다. 이는 완도-제주 간 HVDC 제3연계선로 건설사업의 성공적 완료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이 사업은 완도에서 제주까지의 98km를 해저 전력 케이블로 연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컨트롤룸에서 설비를 제어하는 담당자들
바다 위에서 케이블 포설작업을 하는 선박
해저 케이블 매설작업을 수행하는 잠수부들
변압기 설비를 점검하는 동제주변환소 담당자들

순수 국내 기술인 전압형 HVDC 기술 적용한 제3연계 HVDC 선로

완도-동제주HVDC건설사업은 대한민국 에너지 전송 인프라의 중대한 전환점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로서, 제주와 완도지역의 전력공급 안정화와 신재생 에너지원의 연계를 목표로 98km에 달하는 육상과 해저 케이블을 통해 양방향 전력전송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전압형 HVDC 기술을 적용했다.
제주도는 지리적 특성상 육지와 분리된 소규모 전력계통이다. 최근 관광산업 성장과 지역개발에 따라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섬 내 자체적인 발전설비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수급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1998년 최초로 해남-제주를 연결한 제1연계선, 2013년 진도-서제주 간 제2연계선을 건설해 제주지역의 부족한 전력을 육지에서 공급받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했다.
그 이후 11년이 지난 올해 말 직류송전 분야의 DC 케이블 제작과 시공부분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기존 전류형 HVDC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전압형 HVDC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육상과 해저 케이블을 통해 양방향 전력전송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압형 직류 송전설비의 핵심인 변환용 밸브

이 사업으로 제주지역의 전력공급 능력은 기존 360MW에서 600MW로 증가했으며 예비율도 14.3%에서 30.8%로 개선됐다. 그 덕에 제주지역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신재생발전량에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져 제주 내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효율적으로 수용하게 됐다.
전압형 HVDC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전력 방향 전환기능이다. 즉, 휴전 없이 육지에서 제주로만이 아니라 제주에서 육지로 전력을 역전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완도지역의 전력공급 안정성도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완도-동제주 HVDC건설사업 준공으로 한전은 육지-제주 간 안정적 전력공급의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한전은 HVDC전력공급 용량 확대로 제주도 내 비싼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력구입량을 줄일 수 있어 연간 약 200억 원의 전력구입비 절감이 기대되며, 전력계통 취약지역인 완도의 전력공급 선로를 환상망으로 구축하게 되어 전력공급 신뢰도를 높이게 됐다.
정부는 2016년 12월 사업을 착수하여 2023년 12월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고, 올해 9월 변환설비 시험을 완료한 후 2개월간의 시운전을 통해 설비 안정성을 검증, 11월 29일 준공했다. 사실 제주 제3연계 HVDC건설사업은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10년 12월에 계획이 확정되었으나 지역의 민원이 극심하여 변환소 부지 선정에 3년 9개월이라는 장기간 동안 사업이 지체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2021년 8월에서야 완도변환소 전원개발사업이 승인 완료되었고, 2022년 2월 동제주변환소 공사에 착공했으며, 그해 10월에 해저케이블 설치에 돌입해 2024년 9월 완도 동제주변환소 변환설비 가압을 하고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민원과 어려움 극복하며 상업운전 개시

긴 시간의 대장정이었고, 이는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이 뿌려졌다. 중부건설본부 서남해계통건설실 서남해변환부 김효원 차장과 정재원 대리는 그간의 일들을 풀어놓는다. 토건공사 착공부터 변환설비 준공까지 절대 공기가 부족해서 본사과 건설·운영사업소 합동으로 시공 및 시험분야 협업을 통한 공정관리를 추진하여 설치공정을 제작사 표준공기 대비 5개월 단축하였다. 특히 2023~2024년도 동계기간 완도와 제주지역 날씨가 8주 연속으로 비와 눈이 내리는 등 열악한 기상조건에서도 현장의 모든 시공사들이 설치공정 단축을 위하여 묵묵히 최선을 다하여 시공을 진행했다.
한편 변환설비 해외 제작사인 히타치에너지사(스웨덴)에서 파견된 설치 매니저들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수개월간 시공현장에 상주하며 설치공정 현장 독려 및 지속적인 현장 공정회의를 시행하여 시공기간 단축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제작사도 제주지역의 올해 하계 전력수급상황의 어려움을 인지한 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험운전과 시운전을 완료했고, 그 덕분에 2024년 11월 29일 상업운전을 개시할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시공사의 복합공정 추진 과정에서 시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건설·운영사업소의 적극적인 현장 안전 점검을 진행하여 안전사고 없이 시공을 완료할 수 있었다. 상업운전이 시작된 이후에도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과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담당자들은 동제주변환소 운영 담당자들과 소통과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현장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어찌하든 주어진 과제를 해내고야 마는 이들이야말로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 내는 한전인들이 아닐까.

콘트롤룸에 설치된 모니터로 변환소의 전 설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완도_제주 HVDC 제3연계 선로 건설과 운영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은경 사진안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