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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배전 기술로
: 『DC Super Week』로 본 차세대 전력망의 미래
Text 강태혁 기술기획처 기술전략부 차장
“DC 배전 기술로
100년 전력망의 역사를 바꾼다”
: 『DC Super Week』로 본 차세대 전력망의 미래
Text 강태혁 기술기획처 기술전략부 차장
최근 인공지능(AI)의 확산과 산업 전반의 전기화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혁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2030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전력망의 30%를 추가로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의 교류(AC) 기반 전력망은 오랜 기간 효율적인 전력 전송 수단이었지만,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전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직류(DC) 기반의 차세대 전력망을 제시하며, 지난 8월 부산에서 『DC Super Week』를 개최했다.
- DC 배전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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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태양광, 풍력, ESS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직류로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하며, 데이터센터나 전기차 충전소 같은 주요 전력 소비처 또한 직류 부하가 중심이다. 하지만 직류 전원이나 부하를 기존의 AC 전력망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하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DC 배전은 변환 손실을 최소화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력품질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AC 시스템에서는 전압을 유지하기 위해 무효전력 보상이 필수적이지만, DC 시스템은 무효전력 문제가 본질적으로 없어 무효전력 보상장치나 복잡한 전압조정 설비가 필요하지 않다. 그 결과 전력 시스템 구성이 간단하고, 운영 효율이 높아진다. DC 배전망은 AC 대비 약 10%의 전력 손실 절감 효과를 보이며, 이는 곧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이어진다.
또한 DC는 장거리 전송 시 무효전력 손실과 안정성 제약에서 자유로워 송전 효율이 높다. MVDC(중압직류) 기술을 활용하면 도심이나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등 특정 수요처에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송전망 확충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전은 DC 기술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지난 10여 년간 DC 독립섬 운영, DC 빌딩 상용화, MVDC 실증시험장 구축 등 단계적 실증을 통해 DC의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해 왔다. 이번 『DC Super Week』는 한전이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DC가 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DC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 『DC Super Week』를 통해 본 ‘DC 시대’의 개막
- 『DC Super Week』는 산업, 정책,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논의의 장이었다. 행사 기간 동안 진행된 주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DC Industry Dialogue(8월 26일)
- DC Industry Dialogue에서는 국내외 DC 전문가들이 모여 DC 배전 확산을 위한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Korea DC Alliance(K-DCA)의 주요 사업 추진 현황과 함께 중국, 유럽 등 해외의 DC 배전 프로젝트 사례가 공유되었으며, 산업계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참석자들은 DC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표준화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 Global DC Forum(8월 26일)
- CEM16/MI10* 장관회의와 연계하여 개최한 글로벌 DC 포럼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한전, IEA, ISGAN(스마트그리드 국제협의체)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그리드 현대화’를 주제로 다양한 발표와 패널 토론이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적인 전력망 현대화와 DC 기술· 사업화 전략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ISGAN 의장인 루치아노 마티니(Luciano Martini)는 DC 기반의 스마트그리드가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M(Clean Energy Ministerial): 청정에너지 확산방안 논의를 위해 美에너지부가 주도하여 2010년 출범(28개국), MI(Mission Innovation): 청정에너지 R&D 투자 촉진, 혁신 가속화를 위해 2015년 출범(24개국)
- DC Tech. Deep Dive(8월 27일)
- DC Tech. Deep Dive 세션에서는 해외 DC 전문가와 함께 한전 경기본부 사옥에 DC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경기본부 사옥은 세계 최초의 DC 혁신기술 집약형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2028년 착공하여 2030년 준공할 계획이다.
- APEC 에너지 장관회의(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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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DC Super Week』의 정점은 APEC 에너지 장관회의였다. 한전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DC 이니셔티브(Global DC Initiative)’를 공식 제안하며, 100년 넘게 이어진 AC 중심의 전력망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2의 전력망 혁신”을 선언했다.
한전 김동철 사장은 전력망 현대화가 단순히 낡은 설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력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DC 중심의 국제협력이 에너지 전환의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과 표준화 협력, 글로벌 DC 생태계 조성의 두 가지 실행 과제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 한전의 역할과 미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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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이미 서거차도 DC 독립섬과 MVDC 실증시험장을 통해 DC 배전 기술력과 적용 가능성을 확보해 왔다. 특히 2023년에는 현대일렉트릭과 함께 세계 최초의 1MW급 도심 DC 상업용 빌딩(HD현대 Global Research Center)을 상용화하며 에너지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앞으로 한전은 국내 실증 성과를 조기에 사업화하고, 데이터센터, DC 빌딩, 산업단지 중심으로 DC 기술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RE100 DC Factory’ 모델은 탄소중립과 제조업의 에너지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 ‘All-DC 인프라’를 도입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송전망 증설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한전은 DC 배전 기술을 기반으로 지능형 전력망을 선도적으로 구현하여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 전력망 확충 억제, 그리고 신산업 창출을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전력망의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국가적 전략이 될 것이다. 한전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와 글로벌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DC 배전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고, 세계 전력망 혁신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강력한 비전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