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빛이 만나는 숲
지혜의숲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안에 자리한 이 거대한 공간은 마치 한 권의 책 속으로 발을 들여놓은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100만 권 수장을 목표로 개관한 이곳에는 현재 약 15만 권의 책이 비치돼 있다. 이는 지식의 숲이자 인간 사유가 확장되는 ‘공동의 서재’를 상징한다.
이곳에서 가장 압도적인 풍경은 높이 8m에 달하는 책장이다. 거대한 책장은 한글 자음 ㄱ, ㄴ, ㄷ, ㄹ, ㅁ을 본뜬 모듈 서가와 함께 구성되어 있어 글자의 뿌리인 ‘텍스트’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 서가는 단순한 수납 공간을 넘어 하나의 조형물로 완성된다. 원색의 서가와 목재의 질감, 황금빛 조명이 겹겹이 어우러져 빛과 책이 서로를 비추며 지혜의 순간을 연출하는 듯하다.
이용자들은 서가 사이를 거닐며 보물찾기하듯 책을 꺼내어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에 책을 꽂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독서하는 즐거움이 되살아난다. 서가와 서가 사이, 서가와 복도 사이에는 강익중 작가의 작품이 놓여 있어 도서관이 곧 미술관이 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층고가 높은 책장은 마치 거인의 서재에 들어선 듯 압도적이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