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는 하늘을 밝게 빛내며 시작되고, 어둠을 끌고 오며 마무리된다. 그 중심에는 뜨겁게 빛났다 사그라지는 태양이 있다. 제각각 다른 풍경을 품은 전국의 일출, 일몰 명소를 소개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 할 수 있는 부산에는 여러 관광지가 있다. 특히 광안리해수욕장 낮과 밤 할 것 없이 부산 시민과 여행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이곳의 상징은 바다 위에 놓인 광안대교다. 밤에는 화려한 야경으로 유명하지만, 일출 또한 특별하다. 수평선에서 떠오른 태양이 광안대교 구조물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 점점 밝아지는 하늘과 웅장한 대교, 그리고 붉은 태양의 완벽한 하모니는 부산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해돋이이기도 하다. 가만히 백사장 위에 서서 바라봐도 좋지만, 해변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며 일출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일출하면 모두가 바다에서 보는 풍경을 가장 먼저 생각하겠지만 산에서 마주하는 해돋이도 특별하다.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육백마지기는 해발 1,200m의 고원지대다. 크고 작은 논밭이 구릉처럼 넓게 펼쳐져 있어 평화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낮에 보아도 아름답지만, 이곳의 매력은 새벽 시간이다. 구름과 안개, 그리고 은은하게 번지는 햇빛이 신비로운 일출을 완성한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고원의 모습은 바다에서 만나는 해돋이와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여름에는 초록빛으로 일렁이고, 가을엔 황금빛 억새, 겨울엔 새하얀 눈으로 덮여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지 호미곶은 동해안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특징은 푸른 바다 위로 불쑥 솟은 ‘상생의 손’이다. 사람과 자연의 화합을 의미하는 조형물로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특히 인기 있는 시간대는 일출. 하얀 파도가 몰아치는 동해에서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웅장함마저 느껴진다. 붉게 선을 그리는 수평선, 금빛으로 물드는 하늘, 그리고 푸른 바다와 태양. 지도상으로 한반도에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 새해 일출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해맞이 축제도 열린다.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일출 명소로 ‘우포늪’이 있다. 이곳은 경상남도 창녕에 숨어 있으며 무려 1억 년이라는 역사를 품은 한국 최대 습지다. 다양한 수생식물이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보물 같은 곳이지만 일출 시각에는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사진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포토 스팟일 만큼 특별한 풍경을 보여준다. 거울처럼 잔잔한 물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닿으면 뜨거울 것 같은 해가 천천히 떠오른다. 순식간에 금빛으로 물드는 늪지의 풍경은 고요하고 몽환적이다. 적막을 깨우는 새들의 울음소리까지 더해지면 마음이 한없이 평화로워진다.

평범한 바다 일출이 지겹다면, 동해의 추암 촛대바위로 가자. 바람과 바다가 섬세하게 깎은 이 바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뾰족한 촛대 모양으로 솟아 있다. 거세게 몰아치는 바다에서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서 있는 바위의 모습이란. 자연물 그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이곳은 동해의 특별한 일출 풍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촛대바위 사이에서 떠오른 해가 마치 촛불처럼 바위 끝에 걸치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이 아닌 오직 자연으로만 만들어진 이 황홀한 순간은 하루에 한 번, 아침에만 만날 수 있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 인천과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는 사진가들 사이에서 이미 아주 유명한 일몰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해 질 무렵이 되면 웅장한 건축물 위로 해가 지는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인천 송도와 영종도 부근에 사람이 모인다. 붉게 저무는 하늘과 서서히 빛을 내며 밝아지는 인천대교. 이 모습 가장 보기 좋은 장소는 영종도 씨사이드파크다. 해안을 따라 길게 놓인 산책로와 캠핑장이 놓여 있어 가릴 것이 하나도 없다. 특별하게 노을을 감상하고 싶다면 해 지는 타이밍에 맞춰 인천대교를 달려보아도 좋다.


충청북도 청주의 정북 토성은 역사의 흔적을 품은 고요한 유적지다. 이곳은 조선 시대에 북쪽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사각형 형태의 토성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닌 만큼 유명세는 낮지만, 청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몰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는, 현지인만 아는 비밀스러운 장소다. 이곳의 진가는 해 질 무렵부터 시작된다. 일몰이 가까워지면, 성벽 주변은 서서히 붉은빛으로 물든다. 토성에 홀로 선 소나무 옆으로 떨어지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말 것. 토성 위로 올라가면 넓은 평야를 황금빛으로 적시며 사라지는 노을도 만날 수 있다. 성벽에 가만히 앉아 고요한 일몰을 즐기고 싶다면 꼭 한번 찾아가 보길.

일몰을 보기 위해 꼭 멀리 갈 필요는 없다. 서울 대도시 한복판에서도 도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노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 한가운데 자리 잡은 노들섬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특히 일몰 시간이 되면 한강 위로 드리운 태양 빛이 노들섬의 자연과 어우러져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넓은 잔디밭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탁 트인 시야 덕분에 더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노들섬의 산책길을 천천히 걸으며,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는 풍경을 감상해 보면 어떨까. 크고 작은 빌딩과 강 사이로 태양이 사라지면 하나둘씩 빛이 들어오며 시작되는 야경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낮에는 고운 백사장과 푸른 바다로 사랑받는 해수욕장이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해변에 자리 잡은 두 개의 거대한 기암괴석이 이곳의 노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바위의 이름은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해 질 무렵,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면서 이 바위 사이로 태양이 걸린다. 바다 위로 태양 빛이 반사되며 만들어내는 금빛 물결과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빛은 그 자체로 환상적이다. 이 시간대의 꽃지해수욕장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성지로 불릴 만큼 사진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 1. 서울 노들섬
- 2. 인천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 3. 충남 서천 장항송림
- 4. 충북 청주 정북 토성
- 5. 충남 태안 꽃지해수욕장
- 1. 경북 포항 호미곶
- 2. 강원도 평창 육백마지기
- 3.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 4. 강원도 동해 추암
- 5. 경남 창녕 우포늪

서천의 장항숲은 바다와 소나무 숲이 만나는 독특한 공간으로, 해 질 무렵 숲 전체가 빛으로 변한다. 울창하게 뻗어 있는 나무들 사이로 붉은 태양 빛이 스며들어, 마치 숲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느낌이 든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덕분에 언제 와도 꽉찬 일몰을 마주할 수 있다. 바로 앞에 바다가 있기 때문에 수평선 아래로 해가 저무는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숲 사이에서 산책하며 노을을 즐기다가, 장항 스카이워크에 올라 높은 곳에서 노을을 내려다봐도 좋다. 숲과 바다, 두 가지 일몰을 마주하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