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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나주로 본사를 이전한 지 벌써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배 밭이었던 부지에 건물 뼈대가 올라가고, 허허벌판에서 완공식을 진행하고, 서울 강남 옛 본사에서 짐을 챙겨 나주로 내려온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 참 빠릅니다. 그사이 나주는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나베리아’라고 불릴 만큼 황량했던 곳에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고, 아파트가 지어지고,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 되었죠. 한전의 제2고향이라 불러도 좋을 나주, 앞으로의 10년도 잘 부탁해요!
노벨평화상에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우리나라에서 탄생했습니다. 바로 소설가 한강이 그 주인공인데요. 올 3월 <작별하지 않는다>로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하는 좋은 소식을 우리에게 안겨준 후 노벨문학상 후보자가 되더니 기어이 영광의 주인공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전 세계에 한강 신드롬이 일었는데요. 국내외 서점에서 한강의 작품의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채식주의자>를 원작으로 한 연극이 파리 로데옹 극장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K-문학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중요한 시점을 우리가 목도한 것 아닐까요?
피아노 영재로 주목받았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상인 영국의 그라모폰 클래식 뮤지 어워즈에서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초 발매한 첫 앨범인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음반 부문과 젊은 예술가 부문을 함께 수상했는데요.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최초의 사례입니다. 특히 피아노 음반 부문은 클래식 음반 분야에서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 권위를 지니고 있는데요. 임윤찬은 “세상은 모든 것들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제가 살아 오면서 경험하고 듣고 느낀 것들을 포함해 사소한 모든 것이 표현되는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평화의 상징으로 개최되기 시작한 올림픽이 2024년 제33회를 맞이하며 파리에서 열렸습니다. 이날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많은 운동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보여줬는데요. 여자 양궁 10연패를 비롯해 남자 자유형 400m 수영에서 은메달을, 태권도(남자 58kg/여자57kg)와 배드민턴(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이 외에도 사격에서 김예지 선수가 국내외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올림픽 스타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금 13개, 은9개, 동 10개로 국가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모두가 1위입니다.
광주시 광산구 하남동에는 14년째 조용히 기부하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습니다. 이 천사는 명절을 앞둔 즈음에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면서 후원물품을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남몰래 놓고 가는데요. 2011년 설을 시작으로 매년 명절마다 얼굴과 이름을 숨긴 채 이웃을 위해 과일, 쌀, 떡 등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나눔은 설을 기점으로 25번째였다고 하네요. 하남동은 얼굴 없는 천사가 후원해준 물품을 돌봄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하며 의미 있게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천사의 얼굴은 모르지만, 마음만큼은 얼마나 고운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네요.
지난 9월 20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가 퍼졌습니다. 그런데 한 명이 아닙니다. 남자아이 3명과 여자 아이 2명으로 이루어진 다섯쌍둥이의 울음소리였습니다. 자연임신으로 다섯쌍둥이를 출산한 기록은 우리나라 최초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케이스고요. 다섯쌍둥이의 부모는 30대 초반의 신혼부부로, 처음에 태명을 ‘팡팡이’라고 지었다가 다섯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팡팡레인저’로 불렀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다섯 명의 팡팡레인저들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매년 들려오는 시민영웅들의 활약! 시민영웅 10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소방청이 ‘119 의인상’을 수여했습니다. 119 의인상은 재난이나 사고 현장에서 위험을 무릎 쓰고 타인의 생명을 구한 이들의 정신을 기리고 예우하기 위해 2018년에 도입됐는데요. 올해는 시민 윤도일, 이희성, 홍시호, 심용택, 원재현, 강충석, 김진홍, 김정열, 유세림, 이승주 씨가 119 의인상을 수여받았습니다. 아무리 두려운 순간이라도, 이웃의 위험을 모른 척하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 아닐까요?
우리가 삶에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 값비싼 물건일 수도, 특별한 여행일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작은 말 한마디가 오래도록 우리를 지탱해준다. 특히 책 속에서 발견한 한 문장을 선물처럼 건넬 때, 그 울림은 더욱 깊다.
“너는 나의 집이야.”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나오는 문장이다. 집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우리가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다. 누군가의 존재가 내게 ‘집’이 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이 내게 심리적, 정서적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집과 같은 존재를 찾는다.
이렇듯 이 문장에서 ‘집’은 육체적인 거주지가 아니라 상대방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깊은 신뢰와 편안함을 뜻한다. 한 사람의 존재가 우리의 마음을 감싸 안아줄 때, 그 사람은 단순한 인연을 넘어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로 각인된다.
그 존재 자체가 위안이 되고 안정감을 선사하는 귀중한 선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우리는 서로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거야”
라는 문장도 주목할 만하다. 공동체와 연대의 가치를 역설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혼자서 모든 고통을 짊어질 수 없다. 서로의 무게를 나누어 감당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을 이어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러한 ‘우리’가 서로에게 ‘집’이 된다.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사람은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상대방이 나를 지지하고 격려해 줄때 나의 가능성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존재는 단순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관계를 당연하게 여기곤 한다. 이 구절은 우리의 인생 여정에서 그러한 관계가 얼마나 큰 선물인지를 일깨워 준다. 누군가가 우리를 믿고, 사랑하고, 우리의 가능성을 믿어줄 때, 그 관계는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문장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도 이런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그리고 더 나아가 "나는 다른사람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다. 서로의 성장을 돕는 관계는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해준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남아 있는 나날>에서
“우리는 지나간 시간 속에서 서로의 삶을 엮으며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존재들이다”
라는 구절을 남겼다. 이 구절은 관계의 누적된 순간이 우리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나타낸다. 우리의 삶은 단순히 일어나거나
지나간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라 그 사건들 속에서 맺어진 관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쌓여 가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배우고 성장하며, 함께 쌓아 나간 시간들이 결국 진정한 의미를 만들어 낸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모든 인간관계는 단기적인 만남이 아니라 지속
되고 쌓여가는 순간들의 집합으로, 우리의 삶에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우리의 존재가 되며 우리는 그 속에서 서로의 삶을더 잘 이해하고 나아가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소설 속 문장들은 단순히 읽고 지나가는 데서 멈추면 안 된다. 우리 삶 속에서 관계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사랑, 연대, 그리고 존재 그 자체의 힘을 증명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매일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고, 그들로 인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