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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본사 시대, 벌써 10년

2014년 12월 1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사명 아래 한국전력이 서울 삼성동을 떠나 빛가람혁신도시로의 이전을 마치고 나주 본사 시대를 개막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낯설고 어색했던 시간을 지나 지역사회와 함께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자 한다.

1. 상전벽해의 10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그리다

2005년 6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한전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본사 이전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자체가 공동으로 혁신도시를 건설하는 데에 합의하면서 지금의 빛가람동으로 한국전력 본사가 이전하게 됐다.
기반 시설 조성이 마무리되지 않아 여기저기 질척이던 도로와 공사 중인 아파트 현장들로 어수선하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10개의 혁신도시 중 가장 크고(인구 약 4만 명) 활기 넘치는 도시(평균 연령 34.2세)로 자리매김했다. 우리 회사도 본사 근무 인원의 60%가 넘는 1,140여 명의 직원이 혁신도시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1처 1촌

낯설기만 했던 나주와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 한전은 2015년부터 본사 전 처(실)와 나주시 38개 마을이 1:1로 자매결연을 맺고 10년간 활발한 교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아따 머 달라꼬 우덜한테 찾아왔는가(여긴 뭐 하러 찾아왔어?)” 하며 불편해하던 분위기도 잠시, 농번기 일손돕기와 명절 교류활동, 힐링콘서트 초청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제는 마을과 이웃 같은 푸근한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사회공헌

명절이면 광주·전남 지역의 어려운 기관에 정기적으로 생필품을 지원하고, 사회적기업의 자립을 지원하는 등 한전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농·특산물 비대면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등 2023년 기준 약 1조 239억 원의 지역 재화와 서비스를 우선 구매했다.(빛가람혁신도시 16개 이전기관의 우선 구매 실적의 약 70%)

#문화공연

혁신도시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문화예술 인프라의 부족이었다. 수도권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다양한 전시회나 공연들을 경험하기 어려웠고,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축제 콘텐츠도 부족했지만, 이전 기관들과의 협업으로 연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들을 지역주민에게 무료로 선보이는 ‘Fall in Art’를 매년 기획하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 혁신도시 이전을 기념하는 빛가람 페스티벌을 지자체와 합동으로 매년 개최하며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10년의 시간 동안 삼성동 본사 시절과 비교하여 불편하고 달라진 근무 환경에 적응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과 함께 서로의 발전을 응원한 덕분에 새로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실제로 전라남도와 나주는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기업의 이전을 기회로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로의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우리도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일본 도요타시처럼 한 기업이 도시의 발전을 주도하고, 또 지역은 기업에 아낌없는 지지와 힘이 되어주는 관계로 발전해 지나온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빛나고 역동적이기를 기대해 본다.

본사 이전 10년간 나주시 및 한국전력의 변화

한전의 혁신도시 이전 10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나주시의 예산과 세수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빛가람동 인구는 10배, 한전 직원들의 이주율도 60%(소비지출 약 754억 원/년)에 이르는 등 한전은 혁신도시 지역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주시 인구(명)
나주시 예산(억 원)
나주시 세수(억 원)
빛가람동 인구(명)
본사 근무인원(명)
이주(정착)율
Part Ⅰ.박혜선 노사협력처 사회공헌부 차장

2. “대한민국 에너지산업 수도”, 1막 1장을 열다!

“대한민국 중심지인 서울을 떠나, 이제 광주·전남 혁신도시에서 한전의 새로운 100년을 열겠습니다.” 10년 전인 2014년 12월, 한전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빛가람 혁신도시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나주 본사 시대 랜드마크! 에너지밸리

한전은 본사 이전과 함께 지역 진흥 대표 사업인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에너지밸리는 쉽게 말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이 이곳 광주·전남 지역을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 수도’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지자체와 협력해 광주·전남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공동 발전하는 ‘글로벌 에너지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다.

자료 제공: 나주시·광주광역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통해 2024년 11월 기준으로 672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약 330개 기업을 에너지밸리로 유입했다. 또한, 글로벌 규제자유특구, 강소연구개발특구,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등 각종 정부 특구를 유치함으로써 에너지신산업 거점을 위한 기반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World Class, 글로벌 강소기업 등 정부 지정 유망기업을 배출하고 약 1조 6천억 원의 경제 파급 효과, 7천여 명 취업 유발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6년 지역산업 진흥 대통령 표창, 2019년 국토부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에너지밸리 성과

전력·에너지산업 기업이 전무했던 광주·전남 지역에 기업 집적화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혁신 창출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특히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신산업을 주도하고 더욱 혁신적인 에너지생태계 완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한전은 기존의 단편적 기업 지원에서 벗어나, 신기술 및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위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여 에너지밸리에서 글로벌 유니콘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에너지 분야 신기술 트렌드와 비전 제시! 글로벌 에너지산업 박람회 BIXPO

에너지밸리와 더불어, 본사 이전과 함께 한전이 새롭게 시도한 사업 중 하나가 바로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BIXPO)다. BIXPO는 2015년 이후 매년 11월경 광주광역시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에너지·전력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기술 트렌드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술전문 엑스포를 지향하고 있다.

과거 BIXPO 개최 현황

특히,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BIXPO는 기존 BIXPO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에너지신기술 중심 엑스포라는 기본 철학에 걸맞게 글로벌 기업, 연구소뿐만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유니콘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최신 기술 전시, 신기술 언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종전 한전과 전력그룹사 홍보관을 통합한 원켑코관에서는 한전·전력그룹사의 신기술을 T-OLED, 로봇팔, 아나몰픽 등 효과적 기법들로 표현하며 관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DC 체험관에서는 이번 BIXPO의 중점 테마 기술인 DC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면서 많은 참관객들의 DC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처음 시행된 신기술 언팩 행사는 유니콘, 대기업 등 혁신기술을 보유한 8개사의 세계 최초·최고 기술을 공개해 전문가, 관람객들로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호응을 받았고, KBS 등 다수 언론사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등 향후 BIXPO의 시그니처 행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의 노력으로 BIXPO 최초로 산업부 차관이 참석했고,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Jo Cops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회장, 호주·덴마크 대사 등 국내외 최고위급 인사도 참여함으로써 행사의 품격을 격상시킬 수 있었다. 또한 에너지 미래에 대한 한전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충실히 전달하고 BIXPO의 전국적 인지도를 크게 향상하는 데 기여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BIXPO2024는 기술 중심 전시회로서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전시회로서 도약을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해 주기도 했다. 앞으로도 한전은 BIXPO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국제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국가 에너지 산업과 한전의 미래를 책임질 씽크탱크 ‘KENTECH’

지난 2022년 3월 세계 최초의 에너지특화 연구 창업 중심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이하 한국에너지공대)가 개교와 함께 제1회 신입생 입학식을 개최했다. 2025년 편제 완성을 목표로 광주·전남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공대는 학부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그리고 교원 100명 규모의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단일학부로서 에너지 인공지능(AI), 에너지신소재, 차세대그리드, 환경·기후기술 등 5대 핵심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글로벌 에너지 리더를 양성하여 탄소중립 2050, 세계 기후변화와 같은 난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대 개요

한국에너지공대는 2017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대형 프로젝트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따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되고, 2019년 8월 ‘대학 설립 기본계획’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무회의에 보고됨으로써, 대학 설립은 한층 가속도를 내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설립 필요성에 대한 의문, 한전 및 전력그룹사의 재정 부담 등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가장 논란이 심했던 2019년에는 당시 제20대 국회 일부 의원들이 한국에너지공대 추진을 중단하거나 늦춰야 한다고 요구했고, 설립을 막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에너지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탄소중립 선도, 대학교육 혁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에너지특화대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21년 여야 합의 속에 마침내 ‘한국에너지공대법’이 제정되고, 그해 5월 13일 특별법에 근거하여 한국에너지공대가 설립됐다.

한국에너지공대 캠퍼스

Part Ⅱ.이규택 에너지생태계조성처 에너지생태계협력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