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 CHARGE
커피한잔
할래요?
매일 얼굴을 보고, 같은 층에서 일하지만
인사 말고는 이야기를 나눠본 적 없는 우리, 커피 한 잔 할래요?
글 김경희 해외사업운영처 사업관리부 대리 글 최예은 해외발전엔지니어링처 재생e기술부 대리
사진 이재형
- 동료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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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부서로 전입한 후, 저에게는 한 가지 작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매일 아침 인사를 나누고 같은 공간에서 숨 쉬며 나란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업무적으로 엮이지 않은 같은 부서 동료들과는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과 속에서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인사만 주고받을 뿐,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 사보의 ‘리차지(RE:CHARGE)’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작지만 확실한 활력을 불어넣고, 무엇보다 부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가깝고도 멀게만 느껴졌던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설렘을 가득 안고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
이번 리차지 코너의 테마로 제가 제안한 것은 바로 ‘커피 원데이 클래스’였습니다. 사실 예전에 회사에서 진행했던 커피 클래스에 우연히 참여했던 적이 있었는데, 갓 볶은 원두의 고소한 향을 맡고, 정성스레 물을 내리는 과정이 바쁜 일상 속에서 온전한 휴식이 되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커피는 처음 만나는 어색한 사이에서도 훌륭한 대화의 매개체가 되어줍니다. “평소에 어떤 커피 좋아하세요?”, “산미가 있는 편이 좋으신가요?” 같은 가벼운 질문만으로 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촬영 당일, 조금은 쑥스러운 마음과 기대감을 안고 체험 장소인 카페 문을 열었을 때,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이 우리들의 긴장감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듯했습니다.
- 같은 원두, 다른 한 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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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클래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서로가 정성껏 내린 커피를 각자의 잔에 따라 한 모금씩 나눠 마셨던 시간입니다. 모두 똑같은 원두를 받고 똑같은 추출 레시피를 배웠는데 완성된 한 잔의 커피를 나누어 마셔보니 놀랍게도 그 맛이 전부 제각각이었습니다. 물을 붓는 속도, 물의 온도, 그리고 손끝의 미세한 흔들림과 마음가짐에 따라 이토록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신비로웠습니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커피를 내리는 동료들의 모습 속에서 각자의 평소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났다는 점입니다. 평소 업무를 할 때처럼 정밀하고 꼼꼼하게 저울과 타이머를 체크하며 한 방울 한 방울 심혈을 기울여 물을 내리는 분이 있는가 하면, 과감하고 호쾌한 손길로 거침없이 물을 부어 시원시원한 맛을 만들어 내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모니터 뒤에 가려져 있던 동료들의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면모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도 이렇게 서로 마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평소에는 미처 몰랐던 동료들의 취향을 알게 되고, 소소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벽을 허물어 가는 이 시간이 저에게는 그 어떤 휴식보다 강력한 에너지 충전이 되었습니다.
- 커피보다 진하게 남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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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차지는 단순히 커피를 만드는 이색적인 체험을 넘어, 부서원들과 정서적으로 훨씬 더 가까워지고 끈끈한 유대감을 쌓을 수 있어서 더욱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이제 아침 출근길에 마주치는 동료들의 얼굴이 이전보다 훨씬 더 반갑고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탕비실에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실 때도, 이번 클래스에서 함께 웃었던 기억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지곤 합니다.
만약 다음에 또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에 배운 커피 솜씨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해줄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 만들기 체험’을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달달한 타르트나 마카롱을 함께 구워 보고, 우리가 직접 내린 커피와 곁들인다면 그때는 또 얼마나 달콤하고 풍성한 이야기들이 피어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