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수경식물 하나에서 시작된 변화
서초지사 4층 수요운영팀에 오시면 아라우카리아, 홍콩야자, 행운목 등 다양한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의 초록 생활은 저희 팀 김혜진 과장님께서 몇 개의 앙증맞은 수경식물을 나눠주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식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제 손만 닿으면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떠나버린 식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물 키우기는 저와 맞지 않는 취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수경식물은 달랐습니다. 물만 제때 갈아주면 쑥쑥 자라났고, 초보 식집사인 저도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며 작은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제 식물들은 다른 직원들에게 입양을 보낼 정도로 무럭무럭 성장했고, 그렇게 저의 초록 생활도 조금씩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새잎 하나에 웃음이 피어나는 곳, 서초가든
2025년 4월, 저희 지사의 ‘식물 지키미’ 홍승민 배전설비 안전센터장님을 중심으로 서초가든 새잎동호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서초가든에서는 “새잎이 났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모두가 함께 기뻐합니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화분 상태를 확인하고, 점심시간에는 식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가면서 인근에 있는 양재 꽃시장에 가서 새로운 식물들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초록의 매력 덕분에 서초가든은 어느새 서초지사 회원 수 1위 동호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동호회장님께서는 “앞으로 가입하는 회원들은 면접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하실 정도입니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만큼 많은 직원들이 식물을 통해 힐링과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올해 서초가든은 LEGO 식물 만들기, 아보카도 씨앗 발아 퀘스트, 식물별 물주기 노하우 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함께 키우며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는 서초가든의 초록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용기 내어 시작한 홈 가드닝
사무실에서 키우던 식물들이 예상보다 훨씬 잘 자라기 시작하자 식물 키우기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도 함께 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도 한 번 제대로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홈 가드닝은 어느새 저의 소중한 취미가 되었습니다. 주말이면 인근 시장을 찾아 새로운 식물을 구경하고, 작은 베란다 공간에 올리브, 남천, 로즈메리 등 다양한 식물들을 하나씩 들이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베란다로 향합니다. 식물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물을 주는 일이 하루의 첫 루틴이 되었습니다. 커튼을 젖히면 형형색색의 꽃과 초록빛 식물들이 반겨주고, 어제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라난 흔적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작은 새잎 하나, 꽃봉오리 하나에도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를 닮은 식물들
# 사무실 한 편의 작은 숲

사람마다 MBTI가 다르듯 식물도 저마다 타고난 성향이 있습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니 빛과 물을 좋아하는 정도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충분한 햇빛과 물이 없어도 꿋꿋하게 자라는 강인한 식물이 있는가 하면, 겉보기에는 연약해 보여도 묵묵히 건강하게 성장하는 식물도 있습니다. 마치 사람들을 닮은 것 같습니다. 반대로 예쁜 모습에 반해 데려온 흰무늬달개비는 빛과 수분 변화에 무척 예민했습니다. 정성을 쏟았지만 결국 오래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때 식물도 각자의 성향과 환경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끔 가지치기를 한 후 그 가지를 버리지 않고 수경재배를 하기도 합니다. 가지치기를 한 식물 역시 환경이 바뀌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처음에는 축 처져 있던 줄기가 어느 순간 새로운 뿌리를 내리고 다시 힘차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대견한 마음이 듭니다. “환경이 바뀌어 힘들지? 조금만 더 힘내.”라고 말을 건네기도 하고, 반대로 묵묵히 하늘을 향해 자라는 식물들을 보며 제가 위로와 응원을 받기도 합니다.

“네 장미가 그토록 소중한 이유는 네가 장미를 위해 들인 시간 때문이야.”

『어린왕자』에 나오는 말인데요. 예전에는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이 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식물과 오래 함께하지 못했던 이유는 식물에 대한 관심과 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아파트 정원의 나무와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초록에도 수많은 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남천나무가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꽃과 나무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는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조금 더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초록으로 충전 중
식물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습니다. 매일 조금씩 잎을 틔우고, 천천히 뿌리를 내리며 성장합니다. 그래서인지 식물을 키우다 보면 조급했던 마음도 조금은 느긋해집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꾸준히 관심을 주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사무실에서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후 제가 교육이나 휴가 등으로 며칠 자리를 비울 때 꼭 부탁하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제 식물에 물을 주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이제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식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 물 줬어요.”, “새싹이 났네요.” 같은 이야기가 오가고, 자리를 비운 동료의 식물도 자연스럽게 챙겨주곤 합니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며 조금은 삭막해질 수 있는 사무실이지만, 식물 덕분에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작은 관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식물을 키우며 얻은 것은 초록빛 화분만이 아니라 함께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들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서초지사 곳곳에서는 새로운 잎이 자라고 그리고 그 초록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마음도 함께 충전되고 있습니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