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V 승압사업 대역사의 시작

2005년 11월 한전은 1973년부터 32년에 걸쳐 추진해 온 220V 승압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220V 승압사업은 가정용 전력의 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높이는 프로젝트다. 1970년대 초 당시 남한의 가정용 전력은 110V가 표준전압이었다. 1973년부터 강원도 명주(현 강릉시로 통합)와 삼척지역 3,000호를 시발점으로 220V 승압사업이라는 대역사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는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인해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승압사업이 필요하다는 혜안에 따른 결정이었다. 총 투자비 1조 4천억 원에 연인원 757만 명이 투입된, 당시로서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규모가 큰 만큼 반대도 컸다. 이제 겨우 제한 송전을 해제할 만큼 아직도 전원개발에 투자해야 할 게 많아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었고, 전압상승에 따른 감전 등 안전 문제와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110V 가전제품의 처리 방법도 문제였다.
이에 한전은 본격적으로 승압을 추진하기에 앞서 전자업체에 110V와 220V 겸용 가전기기의 생산과 보급을 요청하고 추가 비용을 보상키로 했다. 그리고 기기 개조, 교환, 강압기 지급 등 다양한 정책으로 국민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또 안전 문제는 누전차단기의 개발과 적용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110V와 220V를 겸용케 하는 승압 방식의 탄력적 운영 등 시기적절하고 유연한 정책 전환을 통해 승압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갔다.
그로부터 32년이 지난 2005년 11월, 마침내 전국 모든 가정을 대상으로 한 220V 승압이 완료됐다.

110V → 220V 승압으로 전기 손실 75% 감축,
매년 1,700억 원 절감

‘승압’은 전기의 압력을 높인다는 의미이다. 동일한 수도관을 통해 물을 흘려보낼 때 수압이 높으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물을 흘려보낼 수 있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전압을 높일수록 전기의 전달효율이 좋아진다. 220V 승압으로 설비증설 없이 2배의 전기 사용이 가능해졌다. 전기 손실도 75%를 줄임으로써 연간 40억kWh의 전력손실을 방지해 매년 1,700억 원의 전력설비 건설 및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송배전 손실률을 1973년 11.38%에서 2004년 세계 최고 수준인 4.46%로 낮췄다. 당시 선진국들의 송배전 손실률은 영국 8.7%, 미국 7.0%, 프랑스 6.8%, 일본 5.4% 수준이었다.
특히 승압으로 손실이 감소한 만큼 제조원가가 감소돼 전기요금이 인하되는 효과는 물론, 국제적으로 이미 220V급으로 표준화돼 있는 가정용 전압을 채택함으로써 기자재 제조업체는 국제 표준전압으로 기기를 제작할 수 있어 품질향상과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전압변동률이 적은 양질의 전기를 공급하게 됨으로써 고화질 TV 등 정밀가전기기의 사용을 가능케 했다. 이처럼 한전의 220V 승압사업은 난관에 굴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기울여 32년 만에 이룬 값진 성공이었다.

220V 승압 추진을 위한 이동봉사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05년 승압사업을 완료하고도 20년이 흘렀다. AI 등 첨단기술의 발달과 기후변화로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치솟는 가운데 50여 년 전 과감한 결정과 뚝심 있는 사업 추진으로 승압을 완료해 낸 한전의 스토리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220V 승압을 위한 인입선 정비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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